채식 시대

채식주의는 부처의 가르침과
일치한다

S. S. 아익 사형/ 미얀마 양곤(원문 미얀마어)

나는 다른 동남아인들처럼 전통 불교도였다. 1992년 미얀마(Myanmar)에서 말레이시아로 갔다가 『즉각 깨닫는 열쇠』 견본책자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나는 그 책을 여러 번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고국의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다. 운 좋게도 미얀마어로 번역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 1993년 양곤으로 돌아온 나는 1996년 미얀마어판 견본책자를 인쇄했다. 그리고 1997년에는 입문도 했다. 지금의 나의 삶은 10년 전에 비해 훨씬 평화롭다. 정말 스승님께 감사드린다.

스승님의 제자인 우리는 채식주의에 대해 아무 의문이 없다. 그래서 나의 관심은 어떻게 이곳 전통 불교인들을 설득할 것인가에 쏠렸다. 왜냐하면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부처가 돼지고기를 먹었으며 육식을 금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비구 계율에 의하면 부처는 열 가지 중생(사람•개•말•코끼리•표범•호랑이•사자•곰•털이 긴 소•뱀)의 고기만을 금했으며, 제자들에게 삼종정육(三種淨肉, 세 가지 깨끗한 고기)을 먹도록 허락했다고 얘기한다.

이 점에 관해, 스승님은 1993년 6월 12일 태국 방콕 강연 (비디오테이프 No. 378)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여러 경전에서 석가모니불은 중생의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가르침에서는 세 가지 깨끗한 고기를 먹도록 했지요. 이는 자기가 직접 죽이지 않은 고기, 동물이 도살당하면서 울부짖는 소리를 듣지 않은 고기, 병에 걸렸거나 늙어서 자연사한 동물의 고기를 말합니다. 하지만 훗날 『능엄경』에서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너희는 수행이 진보하고 성장했으니 고기를 먹지 마라.’ 그리고 또 『열반경』에서도 한 비구가 부처에게 ‘탁발을 할 때 안에 고기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부처는 ‘고기가 있던 부분을 씻고서 먹어라.’ 하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러니 그가 제자에게 고기를 먹지 말도록 가르쳤다면 그 자신도 먹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능가경』에서도 부처는 ‘육식은 이 세상에 나쁜 과보를 가져온다. 육식을 하면 전쟁이 일어나고, 고기 먹고 피를 빠는 온갖 귀신들을 만들어 낸다.’라고 하셨습니다.”’”

스승님이 견본책자에서도 이미 밝히셨듯이 부처가 먹은 것은 돼지고기가 아니라 ‘돼지의 발’ 혹은 ‘돼지의 기쁨’이라 불리는 일종의 버섯이었다. 이 버섯은 땅 위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땅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이 버섯을 찾으려면 이 버섯을 무척 좋아하는 늙은 돼지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이 버섯이 ‘돼지의 기쁨’ 혹은 ‘돼지의 발’이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데다 사람들이 말의 어원을 이해하지 못한 까닭에 후세사람들이 부처를 고기 먹기를 즐긴 사람으로 오해하게 되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시장에서 산 고기는 자신이 직접 죽인 게 아니니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지 않으면 죽이지 않을 것이다.’라는 이치로 봤을 때 그것은 사실상 간접 살생에 해당한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수행을 하는 데 있어 채식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화엄경』에서는 “모든 부처와 보살은 본질적으로 대자비를 수행하게 마련이다. 중생에게서 대자비가 일어나고 대자비에서 대지혜가 나오며 이 대지혜로 인해 정각(正覺)을 얻는다.”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스승님은 좀더 자세히 설명하셨다. “『능엄경』에서 석가모니불은 ‘중생의 고기를 먹는 수행자는 기껏해야 마왕의 과위를 얻을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은 고기를 먹으면 마왕이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 등급이 너무 낮고 자비심이 없어 겨우 마왕의 자격밖에 못 된다는 말입니다. 채식을 하면 부처가 되고 육식을 하면 악마가 되는 게 아닙니다. 여전히 고기를 먹을 수 있고 여전히 중생의 고기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 내면에 자비심이 아주 적다는 말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설령 그들이 고기를 먹으면서 즐겁게 살 수 있다 해도 그들 내면의 불성(佛性)은 완전히 드러날 수 없습니다. 만일 불성이 완전하게 자랐다면 고기를 보기만 해도 괴롭고 중생의 고통이 느껴질 것이며, 감히 먹지도 못할 것입니다. 먹고 싶지도 않고요! 어떤 고기든 삼키는 게 참으로 고통스러울 테니 먹을 수가 없겠지요. 몸과 마음이 그걸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눈은 보려 하지 않을 것이고 입은 맛보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게 자연적인 반응입니다 (칭하이 무상사/ 1989. 4. 14. 포모사 타이베이 단체명상. 원문 중국어).”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은 고기를 먹기는 하되 고기에 대한 집착도 없고 먹으려는 마음도 없이 먹는다면서 채식하는 사람들이 채식 생선이나 채식 닭, 채식 돼지고기 등을 먹는 건 여전히 고기 먹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따진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이런 고기 대용품은 육식에 습관이 밴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입맛을 만족시켜서 좀더 쉽게 채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살생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우리의 자비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채식주의와 불교는 의심할 나위 없이 서로 잘 부합된다. 부처가 채식을 하지 않았고 자기 제자들에게 채식을 요구하지 않았다면 왜 ‘불살생(不殺生)’의 계율을 오계 가운데 첫째 계율로 삼았겠는가?

다음 내용은 채식에 관한 석가모니불의 가르침 몇 가지이다.

『범망경』

“대저 고기를 먹는 자들은 불성의 자비로움의 종자를 끊는 것이니, 모든 중생들이 그들을 보면 떠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들은 어떤 중생의 살점도 먹지 말아야 한다. 고기를 먹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다.”

『능엄경』

“육식을 하는 자는 죽어서 악도를 윤회할 것이며,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육식을 하는 자는 바라는 축복과 공덕을 결코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육식을 하는 자는 천상의 존재가 멀리할 것이며, 다른 중생들이 두려워할 것이다.”

『능가경』

“모든 성인들은 피와 살을 먹는 것을 혐오한다. ••••••천상의 존재들은 결코 고기 먹는 자의 곁에 가지 않는다. ••••••그들 입에서는 항상 악취가 나기 때문이다. ••••••고기는 좋지 않고, 고기는 깨끗지 않다. 육식은 악을 낳고 공덕을 파괴하니 모든 성인들은 고기를 삼가야 한다!”

“내가 어떤 곳에서 사람들에게 열 가지 고기를 금하고 세 가지 깨끗한 고기를 허락한 것은 그들이 차츰차츰 육식을 끊고 수행을 시작하도록 돕기 위함이었다. 이제 이 경에서 말하건대, 동물이 자연사했거나 도살을 당했거나 상관없이 모든 육식을 금하노라. 대혜여, 나는 결코 제자들에게 육식을 허락한 바가 없다. 지금도,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모든 중생들은 같은 근원에서 왔다. 무수한 윤회를 통해 모든 중생들이 서로 친척이 되었으니 고기를 먹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열반경』

가섭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왜 전에는 비구들에게 ‘삼종정육’ 혹은 ‘구종정육’을 허락하셨나이까?” 부처님이 대답하셨다. “그것은 상황상 필요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서, 고기를 끊도록 하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