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감성 세계  

팔이 불구인
어미 원숭이가 주는 교훈

 

행복한 어린 하얀 새/
일본 도쿄 (원문 일본어)

 

 

 

두 팔을 못 쓰지만 타카사키(高崎) 산에서 온 힘을 다해 어린 새끼를 키우며 사는 야생 원숭이 사야카의 이야기가 많은 일본인들을 감동시켰다.

타카사키 산 자연 동물원에는 야생 원숭이들이 모이는 장소가 있는데, 야생 원숭이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산에서 내려와 이곳에서 밀과 감자를 먹는다. 이는 원숭이들이 농작물에 해를 입히는 것을 막는 동시에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야카는 양팔을 다 못 쓰는 암원숭이이다. 선천적으로 양팔이 안쪽으로 굽어서 손가락을 이용해 나무를 타거나 물건을 집는 것이 불가능하다. 자랄 때 새끼 원숭이는 어미 원숭이의 가슴에 매달려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원숭이는 대개 살아남기가 어렵다. 그러나 사야카의 어미는 사야카를 소중하게 안아 키웠다.

사야카는 다른 원숭이들처럼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영양 부족으로 몸집이 좀 작고 무리 안에서도 힘이 약한 처지이다.

황금시대 1년(2004년) 12월, 열한 살이 된 사야카가 첫 임신을 했다. 인간의 나이로 치면 30대 후반이 된다. 원숭이들은 보통 다섯 살 때부터 새끼를 낳기 시작하므로 사야카는 타카사키 산에서 최고령 임산부였다. 그때부터 우리는 사야카의 음식 먹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다. 전에는 야생 원숭이 집합 장소에서 땅바닥에 떨어진 곡물을 입으로 핥아서 먹었는데, 임신을 한 후로는 먹을 것을 나눠 주는 동물원 직원 바로 앞에 서서 있는 힘껏 입을 크게 벌리고 최대한 많이 먹으려 했다.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사야카는 출산도 매우 힘들었다. 보통은 2시간 걸리는데 사야카의 경우는 이틀이나 걸렸다. 사야카는 온갖 노력을 기울여 새끼를 돌봤지만, 팔에 장애가 있는 데다 출산 후 기운이 떨어져 갓 태어난 새끼를 떨어뜨렸다. 그날 밤 사야카는 새끼를 데리고 산으로 돌아갔지만, 그것을 끝으로 새끼는 보이지 않았다. 그후 사야카는 한동안 기진맥진해 있었고, 집합 장소에 기어서 내려오는 게 보이곤 했다.

황금시대 3년(2006년) 6월, 사야카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두 번째 출산을 했다. 이번에 태어난 새끼는 수컷이었으며 ‘겡키’(‘생기, 기운’을 뜻함)라는 이름을 얻었다. 순수한 모성애로 가득 찬 사야카는 새끼를 안고 젖을 먹이며 장애가 있는 팔로 새끼를 돌봤다. 유인원은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유명한데, 사야카의 경우는 이 점을 더욱 확실히 보여 주었다. 인간의 모성애에 못지 않은 사랑이었다.

나는 30년 넘게 유인원을 관찰해 온 동물원 안내 요원 카와노(河野) 씨와 얘기를 나눴다. 그는 사야카가 새끼를 낳더니 더욱 강인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겡키가 공중 높은 곳에서 놀 때면 사야카가 안절부절못하고 지켜보는 것을 보고 늘 마음 아팠다고 말했다. 때로 겡키가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도 사야카는 다른 어미들처럼 새끼를 붙잡아 보호할 수 없다.

사야카는 유난히 카와노 씨와 가까운 듯했다. 그는 종종 호주머니에서 작은 감자 하나를 꺼내 사야카에게 슬쩍 건네주곤 했다. 사야카는 자신의 장애 때문에 친절하게 돌봐주는 카와노 씨의 마음을 느낀 듯 그를 전적으로 신뢰했다. 그들 사이에선 인간과 원숭이의 분별이 없는 것 같았다.

내겐 두 명의 아들이 있다. 나는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내곤 했는데, 천진하게 살아가며 있는 힘껏 새끼를 키우는 사야카와 비교하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겐 가정이 있고 매일 먹을 것이 있으며, 가족과 나 자신 모두 건강하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나를 돌봐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스승님이 계시다. 나는 정말 복이 많다고 느끼며 내가 가진 모든 것에 감사히 여기고 있다!